2014. 10. 22.
17:1의 허접함
공공의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개인의 역량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영웅이라는 수식을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허영과
한 사람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논리 없는 논리에
당연하게 생길 수 밖에 없는 의구심은
합리적 사고가 가능하다면 불가피한 思考의 마지노선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서독을 코스프레한 우스꽝스러운 이름으로 미화된
7-8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장은
자화자찬을 여과없이 받아들여,
정말로 무관 출신인 지도자 한 명의 탁월한 카리스마와 대쪽같은 리더쉽으로 가능한 일인가?
굳이 "백년전쟁"이라는 반대편에서 차가운 시선으로 제작한
다소 감정적이고 극단적인 다큐를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한민족의 근면성과 독재적인 스파르타식 지도의 콜라보로 그러한 일이 가능하다고?
그렇지 않다.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지적인 존재라면...
왕년에 누가 17명의 악인 혹은 양아치 형님들을
홀홀단신으로 제압했다더라는 무용담이
그들의 머리 속에서 많이 편집된 허구라는 걸 아는 건 당연하지 않나?
여전히 대중성있는 이야깃거리라는 건 인정한다.
나조차도 그런 스토리에 반짝반짝 눈알을 굴리며 귀가 쫑긋하는 속물임을 인정하지만
허구의 재미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아니 의도적으로 구분하지 않는 심리는 역시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백번 양보해서 부족해도 좋다.
굳이 무용담을 자신의 이야기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정색할 필요야 있겠는가?
사실은 기꺼이 듣고 즐겨줄 수도 있다.
겉으로 동조하지만 속으로 웃는 건 나의 은밀한 자유니까...
하지만 그것을 과거의 위정자들에게 이입시켜,
옳지 못했던 과거까지 정당화하고
현재로 확장시켜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데 굳이 이용하려 든다면
그건 좀 정색할 일 아닌가?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그리고 내 아이에게 해를 줄 수 있고
앞으로도 상당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끊임없이 위인을 찾아 헤멘다.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을 끊임없이 기다리는
그놈의 은근과 끈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찍소리도 못하는 시절에조차...
광야에서 목놓아 그들을 찾아 헤메며 부르는 소리가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아무도 듣지 못한다는 것을
국민 다수가 깨닫는 시점이 언제일지...
참고자료: 윗동네에는 이 짓을 진짜로 하는 분이 있다.
그래서 거의 제정일치의 역사적 역류까지 이루어 내신 분의 손자 되시겠다.
"그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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