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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27

연옥보고서 2016년 어느날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나부터도 인생살이가 너무 피곤하다. 전쟁도 겪고 베트남도 갔다 오고, 중동에서 외화벌이도 해오신 우리네 아버지들은 타고난 강골이라 그런건가? 워낙에 터프한 당신들은 단련이 잘되어, 그 고생스러운 젊은 시절을 보내고도 요즈음엔, 2만원 일당 받고 손주만한 놈들 인생을 담보잡는 일에도 기꺼이 열을 올리신다. 당신들 여생이 탐욕스럽다기보다는 힘겹도록 유지하시는게 안스럽다 그러다가 불끈 그 억척스러움이 얄미워 보이는 나의 시선의 배은망덕함이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서 그런건가? 나는 요즘 삶이 고되다. 새벽밥도 못먹고 트럭 운전대잡고 서울 바닥 누비며 처자식 먹여살리는걸 몸이 못 견뎌라 한다. 하루 하루 시간 보내는게 고되기는 하지만 우리 아버지들 젊은 .. 2023. 2. 28.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고 사실, '만물의 영장'따위의 공허한 허풍을 떠들어대는 인류가 우리의 우스꽝스러운 자화상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그따위 무모한 생각을 품었던 것은 아니다.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원시신앙 속에, 호랑이,곰,양,염소,개,원숭이,등이 우리와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유기적 존재라는 놀라운 과학적 논리를 품은 사상이 숨어있다. 물론 그런 때묻지 않은 사상이 사실로 증명되는 데에는 역사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인간이 다른 동.식물보다 우월할 것이 없다는 과학적 깨달음은 결코 불편한 진실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태곳적부터 품어온 아주 아주 편하고도 자연스러운 생각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2017년 생각 2023. 2. 27.
전환 (미완성) 숨을 심장 가득 한껏 머금어보라... 삶을 만끽할 수 있겠지만, 동물의 폐에 최적화된 대기는 오로지 지구상에만 존재하는 물질이다. 즉 그 효용성을 가늠하는 기준은 우리의 몸이다. 신선한 물을 입안 가득, 머금어보라. 참으로, 생명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몸에 최적화된 수분 역시 이 행성에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물질이며 그 기준 역시 우리의 몸이다. 인류는 이런, 가치 충만한 물질이 존재하는 또, 다른 별들을 찾는 노력에 잉여로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만, 쓸모없고도 부질없는 짓이라는 어리석은 예감일까 거꾸로, 우리가 지구에 적응한 생명체이고, 생존을 위해 지구에서 가장 흔한 물질을 몸의 일부로 빌려 쓴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 0과 1로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부여하는 디지탈라이즈된 소.. 2023. 2. 27.
멸망의 기술 2016. 5. 7. 멸망의 기술 인간의 능력이 개선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스스로의 존재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함에 이르게 될 것이다. 모든 질병이 치유가능하고 장애는 극복할 수 있게 되며, 수명연장의 기술이 완벽에 가까워질 수록, 영원한 삶을 향유하는 것은 고통이 될 수도 있다. 특별한 것이 평범한 것이 되고, 평범한 것이 특별한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상대적으로 짧은 프로그래밍 코드속에서 잠시나마 VR (Virtual Reality : 가상현실) 을 경험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얻었다. 코드는 날이 갈수록 장문(長文)이 되며 리얼리티는 더 자극적고 실감나게 개선될 것이고, 필경, 우리는 현실과 VR을 구분하게 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VR, .. 2023. 2. 26.
은근과 끈기 : 수치스러운 종특 2014년 작성 2018. 11. 2. 수정 삭제 고삐리 시절 공부를 게을리하던 한 학생의 귀에조차 들어온 얘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교육부 권장 도서 라는 책에 따르자면 한민족이 은근과 끈기의 민족이라더군요. 그때는 좀 웃기다 하고 넘겨버렸는데. 곱씹어볼수록. 그 말은 우리를 디스한 것이었습니다. 뒤통수가 아련해집니다. 설치류가 세상을 호령하며 삥 뜯기고, 구라에 속고, 조류가 세상을 압도하며 또 삥 뜯기고, 찍소리도 못하고 기어다녔으면 지렁이라도 꿈틀할 지경인데 이놈의 민족은 잘도 참아 냅니다. 은근히... 끈기있게.... 너무나 잘 참아서 우리 아이들이 저 추운 바다에서 죽어갔어도 우리가 누굽니까. 은근과 끈기의 민족. 대단한 인내심입니다. 자부심인지 뭔지, 정체 모르는 그 인내심에 그만 소름이 돋.. 2023. 2. 26.
이데올로기의 단상 나누고자 했던 이들은 같이 망했고, 독차지하고자 했던 이들은 같이 흥했다. 이 무슨 가혹한 코메디란 말인가. 2018년 생각 2023. 2. 26.